에어차이나 수하물 지연 보상 받는 방법 ( 경험담 )

24년 11월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갈 때 에어차이나를 이용했습니다. 베이징을 잠깐 경유하는 노선인데 값이 저렴해서 참지 못하고 구매했습니다. 가격이 로마 in, 피렌체 out인데 64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해서 무조건 이득이다 생각했고 생각보다 모든 게 순조로운 여행이 될 것만 같았는데..역시나 세상 일이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 사건의 발단

노선이 인천 -> 베이징 ( 약 3시간 대기 ) -> 로마 ( FCO ) 인데, 기내식이나 자리나 생각보다 여러모로 괜찮아서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로마에 도착해서 위탁수하물을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제 가방이 보이질 않더라고요. 친구 2명은 진작에 가방을 찾아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가방..불길하고 나쁜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사람의 촉은 날카로웠습니다. 공항 내 직원에게 문의하니까 제 가방은 로마가 아닌 베이징에서 아직까지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생에 첫 수화물지연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직원의 도움을 받아 절차대로 진행했습니다.

* 수하물 지연 보상 과정

** 서류 작성

공항 내 직원의 도움으로 수화물 지연에 대한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간단하게 비행기 편명이랑 연락받을 수 있는 숙소와 전화번호를 남겼습니다. 아마 내일 동일한 시간 대에 공항에 도착할 것이니 확인 후에 숙소로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문제는 우리나라처럼 퀵으로 보내주는 게 아닌 거 같았습니다. 보내주는 데 며칠 정도 걸릴 수 있다는데 말인지 방구인지..제가 로마 도착 후 이틀 뒤에 나폴리를 가야 돼서 그건 안 되겠고 제가 직접 찾으러 오겠다고 말하니 그러면 수화물 도착하면 연락을 줄테니 그때 결정하자고 하면서 확인 서류를 저에게 따로 줬습니다. 우선 그러려니 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반드시 정확한 숙소명과 연락받을 수 있는 전화번호입니다. 저는 숙소로도 연락오고 휴대폰으로도 연락이 오긴 했습니다.

** 분노의 마음을 다스리는 인고의 시간

숙소 가는 길에 이 분한 마음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수하물 지연에 대한 보상을 찾아봤습니다. 근데 제가 잘 못 찾은 건지 모르겠지만 수하물 지연에 대한 정확한 명시는 없고 수하물 분실에 대한 규정만 자세히 작성되어 있습니다. 수하물 지연/손상/분실에 대한 에어차이나 사이트입니다.

아무튼 저는 다행히 개인적으로 여행자 보험을 들었었는데 찾아보니 대충 20만원 정도 보상해준다고 해서 이러면 나쁘지 않은데 하면서 급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수하물 도착 연락

다음 날 저녁 7시쯤 수하물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바로 공항으로 날아갔습니다. 여기서 처음에 서류 작성 시 받았던 확인 서류를 공항 직원에게 보여주면 게이트 옆 비밀 통로를 통해 출국장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갔더니 제 가방이 저 멀리서 오고 있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어디다 하소연을 해야 되나 생각했습니다. 직원이 컴플레인은 에어차이나 쪽에 문의하면 된다고 해서 got it 하면서 다시 시내로 돌아갔습니다. 그냥 기쁜 마음에 컴플레인은 따로 연락을 해야지 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컴플레인을 공항에서 직접 하고 갔어야 됐습니다..

에어차이나 규정에 따르면 수하물 지연에 대한 컴플레인은 사건 발생 이후 21일 이내에 해야만 합니다.


** 한국 귀국 후 컴플레인과 여행자 보험 청구

보상에 대한 문의는 한국 와서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여행을 즐겼는데 제가 너무 만만하게 봤나 봅니다. 에어차이나 홈페이지에서 찾아 보면 수하물 지연 문의는 '고객의 소리'나 '전화'를 통해 문의달라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고객의 소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에어차이나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전화번호인 001(2)-80086-100-999로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이 너무 안 돼서 깊은 한숨이..몇 번 하다보니까 누가 받긴 받았는데 억양이 한국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아마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이지 않을까 싶네요. 자초지정을 설명하니까 로마 공항 FCO 에 있는 에어차이나 담당자 이메일 주소를 알려줘서 그쪽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이메일 주소는 fco@airchina.it 입니다. it가 아마 italy를 뜻하는 것 같아요. 한국의 kr처럼.

그리고 여행자 보험도 청구하려고 고객센터에 전화하니까 수하물 지연 자체에 대한 보상은 없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실비 보상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냥 일시금을 주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바보..였습니다. 아무런 소비도 하지 않았거든요.


** 한 달간 이메일 주고 받기

처음에 이메일 보낼 때 간략한 설명과 항공편명이랑 수하물 지연 접수 번호를 적고 여권 사진을 첨부해야 합니다. 보내고 나흘 뒤에 연락이 왔는데 미안하다고 딸랑 40유로 정도 보상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거 때문에 스케쥴 꼬이고 투어도 못 하고 고생한 것 생각하면 더 받아야 된다고 감정의 호소를 했지만 이건 무시당했습니다. ㅎㅎㅎ 그러더니 추가로 발생한 비용이 있으면 그건 실비 처리해줄 테니 영수증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전 아무 소비를 하지 않은 걸요... 아무튼 이거랑 별개로 연락이 너무 안 돼서 40유로라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만 무릎을 굽히고 담당자 말에 순종했습니다. 그렇게 거의 40일 동안 줄다리기를 한 결과 마지막 메일과 같이 드디어 인천공항으로 해당 문의가 이관이 됐습니다. 아래 메일 보면 메일을 거의 15번 이상 주고 받았습니다..


compensation-mail-air-china



그렇게 며칠을 기다리니 인천공항에서 에어차이나 담당자분이 연락을 주셔서 계좌번호를 알려줬습니다. 당시가 설연휴 전이라 아마 설연휴가 지나고 입금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제가 2월 10일까지 기다렸는데도 입금이 안 돼서 다시 전화해서 물어보니 곧 입금될 거라 해서 기다렸고 드디어 받았습니다.!

compensation-from-airchina


* 수하물 지연 보상 팁

  1. 서류 작성 시, 숙소 및 전화번호는 정확하게 적는다. 해당 전화번호로 계속 연락옴. 심지어 한국에서도 해당 번호 사용. 
  2. 컴플레인은 즉시 해당 공항에서 할 것. 이메일로 주고 받으면 시차도 있고 전자상이다 보니 세월아 네월아 합니다.
  3. 수하물 지연인 걸 확인했다면 각 항공사 및 여행자보험 규정을 찾아 보상 받을 수 있는 한도를 확인.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을 한다. 물론 반드시 영수증은 챙길 것. 보상에 대한 품목 규정도 있는데 옷이나 화장품 등은 당연히 필요한 물품이라 규정에 포함됩니다.

비록 저는 40유로 밖에 받지 못했지만 여러분들은 행복 쇼핑하시고 많이 받으세요..공항 오고가고한 교통비랑 시간 생각하면 개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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